[사진 : 유용원의 군사세계]
승객의 창가 좌석에서 보면 비행이 수월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조종사는 하늘을 날 때마다 독특한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비행기의 원활한 작동은 복잡한 시스템의 성능부터 주변 대기 조건까지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공 기술의 발전으로 비행 안전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자연적이고 예상치 못한 현상은 여전히 가장 숙련된 조종사에게도 어려움을 안겨줍니다. 이 기사에서는 바람 시어, 조류 충돌 및 기타 예상치 못한 기상 상황과 같이 비행기 조종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비행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항공 세계의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세요.
1. 윈드시어
혹시 비행기가 지표면에 착륙하는가 싶더니 다시 부웅- 올라가는 경험을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를 흔히 복행(Go-around)이라고 합니다. 이는 항공기가 승객 불편을 무릅쓰고 복행을 감행하는 이유는 바로 ‘윈드시어(Wind Shear)’ 때문입니다. 윈드시어는 바람이 정상적으로 불지 않고 변형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주로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일 때보다는지상 부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즉, 강한 바람이 다양한 지형지물과 부딪힌 뒤 하나로 섞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소용돌이 바람으로, 특히 우리나라 제주에서 강풍을 동반한 기압골이 한라산을 만나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며 이러한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대략적으로 이런 바람 흐름입니다.
이런 바람 흐름은 착륙시엔 비행기의 머리 부분에 강한 내리누르는 힘을 가져다주므로 초반엔 고도를 낮추지 못하다가, 착륙 고도가 갑자기 낮아져 버리는 상황을 만들고 이륙시엔 쉽게 떠오르다가, 갑작스럽게 내리누르는 힘을 받아 이륙이 힘들어지는 상황을 만들어 버립니다. 이로 인해 착륙할 때 비행기에 큰 충격을 주는 착륙, 일명 '하드 랜딩'이라고 부르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이착륙 때의 이 윈드시어는 치명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공항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결항이 자주 빚어지거나, 혹은 2009년 3월 나리타 공항에서는 착륙하던 페덱스 화물기가 갑자기 뒤집혀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윈드시어에 대비하고자 최신 항공기들은 대부분 바람감지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이 장치에 경보가울리면 그 즉시 복행을 하게 된답니다. 혹시 비행 중 급작스럽게 하늘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큰문제가 발생해서가 아니라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한 조치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2. 버스 스트라이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The Birds)>를 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새가 한순간 섬뜩한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옵니다. 세상의 모든 항공기에도 이 새는 ‘살아있는 미사일’과 같은 위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날아가는 비행기 유리창에 새가 부딪히거나 혹은 엔진 속으로 새가 빨려 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인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때문입니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 새가 부딪히면 항공기 동체가 찌그러지고, 엔진 속에 빨려 들어가면 부품이 파손되어 항공기 안전 운항에 큰 차질이 생깁니다. 제트엔진이 주류인 비행기는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구)에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헬리콥터의 경우는 로터(회전날개)에 말려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1월 15일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으로 향하던 US항공 소속 1549편 항공기(에어버스 A320 기종)가 이륙 4분 만에 새떼와 충돌해 엔진 두 대가 모두 멈추면서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을 했습니다. 항공기가 10km 정도의 상공에서 순항 중일 때는 고도가 높아 새와 충돌할 가능성이 낮지만 이륙 직후와 착륙 직전인 지상 2.5km 이하의 상공에서는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고도가 낮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기 쉽다고 합니다. .계절상으로는 철새의 이동시기인 봄과 가을, 그리고 조류의 번식기가 끝나고 어린 새가 독립하여 생활하기 시작하는 초여름에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비행기에 작은 새 한 마리가 부딪히는 게 큰 문제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륙 직후 시속 약 380㎞ 의 비행기에 1㎏이 채 안 되는 새와 부딪치는 경우 비행기는 5t가량의 충격을 받으며, 1.8㎏ 정도의 새가 시속 960㎞ 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부딪치면 64t무게의 충격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움직이는 물체끼리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조종실 유리창이 깨지거나 기체 일부가 찌그러질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아무리 작은 새라고 할지라도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심각할 경우, 폭발이 일어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 세계 공항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첫째, 레이더, 센서 등 첨단 탐지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존 레이더 기술을 개선하여 더욱 정교하게 조류를 탐지할 수 있게 되었고, 열 감지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여 조류 존재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종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회피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여 조류 패턴을 분석하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과거 조류 이동 데이터와 기상 정보, 지리 정보 등을 종합하여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면 조류 밀집 지역과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항공기 운항 시 위험 구간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셋째, 새들을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장치와 비행기 설계 개선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신호를 활용하거나 소리, 빛 등 새들이 회피하는 요인을 이용한 퇴치 장치를 개발 중입니다. 또한 비행기 엔진과 동체 설계를 개선하여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번개
FAA(미국 항공청)의 통계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항공기들이 1년에 한두 차례씩은 운항 중 번개를 맞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낙뢰의 충격 속에서 항공기가 거뜬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항공기의 동체는 ‘두랄루민’이라는 전도성 좋은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고 있어 번개를 맞더라도 전류가 항공기 표면을 따라 퍼지게 설계돼 있습니다. 또한 주 날개와 꼬리 날개, 방향타 등 세 곳에 피뢰침 역할을 하는 ‘정전기 방출기’가 설치돼 있어 번개로 인한 전류의 충격이 기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연스레 공기중으로 빠져나가 낙뢰로부터 안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패러데이(Faraday)의 새장 효과’ 원리에 따른 것입니다. 새장에 전류가 흐르더라도 새장 속의 새는 안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천둥, 번개가 쳐도 자동차 안이나 항공기 내에 탑승한 사람은 안전한 원리와 비슷하답니다. 따라서 기내는 안전하게 유지되고 전기 교란으로부터 보호되도록 설계되어 번개를 맞더라도 승객의 안전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위험도가 낮다고 해도 번개로 인해 항공기 표면이 벗겨지거나 통신기기 고장이 생길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조종사와 운항관계자는 오늘도 꼼꼼히 일기도를 검토하며 비행 계획을 세우고 하늘길을 나선답니다.
4. 안전함에 대한 감사
다음에 비행기에 탈 때는 매일 이러한 위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조종사와 승무원을 생각해 보십시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전단에서 갑작스러운 새 충돌과 번개에 이르기까지 비행기를 조종하려면 기술, 경험 및 압박감 속에서도 평정심이 필요합니다. 기술과 엄격한 훈련이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연과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하늘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경험하는 모든 순조로운 비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전문가 팀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이해하면 조종사와 승무원에 대한 감사가 깊어질 것입니다.
'여행 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인 애호가를 위한 여행지(보르도, 토스카나, 나파밸리) (0) | 2024.11.17 |
---|---|
비행기 출발 절차 - 체크인, 기내 준비, 관제탑 허가 (0) | 2024.11.16 |
여권에 대하여.. 역사, 담긴 내용, 우리나라 여권 위상 (0) | 2024.11.16 |
반려동물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지(나파밸리, 애슈빌, 오스틴) (0) | 2024.11.15 |
영화 속 촬영지 여행하기(듄, 노 타임 투 다이, 하우스오브구찌) (0) | 2024.11.15 |